“코로나에 선교사들 빼앗길 수 없어”

SMVP 실행위원들 (뒷줄 오른쪽부터 성보영·이동열 목사)과 남아공,
캄보디아, 우크라이나, 태국 등지에서 온 선교사 가족들.

‘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시작…전세계 한인선교사 150여명, 미국서 백신접종

워싱턴서 시작, LA 등으로 확대… 중앙장로·성광교회 등 재정·자원봉사자 지원

“선교사님을 살립시다”

이동열 선교사(아이티)는 지난 5월 “코로나19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선교현장을 지키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제안했으며 이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난 6월 SMVP 캠페인이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첫 선교사 가정이 미국에 입국해 백신을 맞았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담임목사 류응렬), 워싱턴성광교회(담임목사 임용우), 워싱톤한인성결교회(담임목사 윤광훈), 올네이션스교회(담임목사 전진석), 시드선교회 등 교회와 개인의 후원에 힘입어 재정을 마련했으며 숙식과 차량지원 등 봉사자들의 참여로 지금까지 13가정 32명에 대한 백신접종이 이루어졌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

김창훈 선교사(캄보디아)는 지난주 버지니아에서 화이자 1차 백신접종을 마쳤다. 특이체질로 백신접종이 쉽지 않았던 김 선교사는 후유증이 심각했으나 다행히 의료진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 선교사는 “현지에서 고생하는 많은 선교사들을 두고 자신만 미국에 오게 돼 미안하지만 아마 캄보디아에서 백신을 맞았다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며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선교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창훈·정기순 선교사 부부는 23년째 캄보디아에서 선교하고 있다.

이동훈·김소현 선교사(남아공)는 4개월된 아이를 안고 미국에 왔다.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한 남아공은 미국 입국이 금지된 나라다. 그러나 4개월전 출산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이들 선교사 부부는 남아공으로 가기 전에 미국에 올 수 있었다.

매일 감염자,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도 다시 선교지로 향해야하는 막막한 상황에서 이 선교사는 “SMVP의 지원으로 미국에까지 와서 백신을 맞게 된 것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이라며 한인교회와 봉사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용기와 힘이 되었기를…”

캠페인 실행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성보영 목사(중앙장로교회)는 “많은 교회들이 연합해 함께하는 사역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금은 선교사들의 항공료 일부와 체류비용으로 사용된다.
그는 “한 선교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사역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며 “다행히 미국에서는 백신접종이 어렵지 않아 선교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선교사들에게 조금이나마 용기와 힘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열 선교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인교회들의 겸손함과 따뜻함을 느꼈다”며 “말없이 묵묵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헌신적으로 봉사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센터빌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는 백신접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선교사들에게 간단한 의료서비스나 치과진료 등도 지원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서로 돕고 나누는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이 모두가 힘든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문의 (240) 385-0970
www.safemvp.org

<유제원 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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