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와나 Grand Prix: 이젠 한발짝 앞에서

 
처음 AWANA GRAND PRIX 안내 이메일을 받았을 때는 그냥 단순히 ‘AWANA EVENT 광고’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겼다. 하지만 1월 초에 다시 메일을 받고 난 다음에는 아무래도 ‘나보다는 무슨 이벤트인지 잘 알겠지’ 하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자동차 경주인데, 엄청 재미있데” “그래? 그래서 참여할 거야?” “물론이지!” 두 아이 다 참여한다는 생각에 ‘숙제가 하나 늘었네’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당장 주일에 AWANA 사무실을 방문해 간략한 설명을 듣고, 자동차 제작 키트를 받아들고는 고민에 빠졌다. ‘이런 것 만져본 지 좀 됐는데, 어떡하지?’ 그리고 그 주 순모임에서 같은 AWANA 학부모인 순장님, 최일웅 집사님께 문의드렸다. 그랬더니 설명은 물론 “주말에 시간 되시면 같이 만드실래요?” 하고 제안해 주셨다. 안 그래도 순모임에 아가페 봉사까지 너무 바쁘신 분인데 먼저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참 감사했다.
 
드디어 제작하는 날, 순장님이 이것저것 공구를 갖고 오셔서 설명해 주셨다. 먼저 아이들에게 각자 만들고 싶은 자동차 컨셉을 듣고 난 그다음은 모두 “아빠”의 몫이었다. 순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초안을 완성한 후 두 차례에 걸쳐 아이들과 함께 자동차에 색칠하고 몇몇 아이디어를 더해 약간의 치장을 했다.
201904 Awana GP1
AWANA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대로, 인터넷을 찾아보니, “Pinewood car derby”라는 이름의 많은 유사한 경기가 있고, 우승을 위해서는 나름의 과학적인 이론과 보조 액세서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왜? AWANA에서 자동차 경기를?”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시작을 찾아 보게 됐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참여하는 많은 교회 행사가 있지만, 항상 ‘아빠는 빠져 있었다는 것’이 그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이해도 되는 한편 왠지 씁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 세대 같지는 않겠지만, ‘아빠’라는 존재는 언제나 저만치 뒤에 있는 존재라는 것이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같은 위치와 입장이라는 생각에 아쉬웠다.
 
GRAND PRIX 대회는 예상과는 달리, 매우 흥미진진했다. 5초도 안되는 짧은 경주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이벤트 그 자체를 즐긴다는 느낌이 강렬했다. 우리 아이들의 경주 결과가 최고는 아니었지만, 딸 아이는 운 좋게도 Most Character 상을 받았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낀 것은 AWANA 선생님들의 헌신이었다. 우리 교회 AWANA는 항상 줄을 서서 등록 받고, 희망하더라도 다 등록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라고 들었는데, 그 배경에는 AWANA 선생님들의 기도와 지원이 있었다. 이런 선생님들이 안 계시고는 이번 행사같은 과정들이 이렇게 재미있고
멋진 활동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아이들 교육에 대한 부모님의 참여와 관심의 필요성이었다. GRAND PRIX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가정에서 “아빠”의 위치는 항상 “한발짝 뒤”였다. 하지만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고 준비하는 과정에는 아빠가 은근히 쓸모가 있었다. 이런 아빠의 도움이 자동차를 만드는 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의 신앙생활에서도 그 역할을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 교회에서 진행하는 가스펠 프로젝트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항상 한발짝 뒤에 있는 아빠가 아닌, 앞에서 아이들을 함께 이끌어 주고, 토닥여 줄 멋진 아빠. 솔직히 지금 내 모습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이끄는 아빠가 되기 위해 오늘도 기도해 본다.
 
전창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