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에

 

류응렬 목사

길 가다가 보도블록 밑으로

긴 겨울의 동토를 뚫고

고개를 내미는 새싹이 있습니다.

어린아이들 소리치며 노니는 길가

얼었던 시냇가 아래로

가만히 귀 기울이면

물소리 들려 옵니다.

마음대로 노래하는 새 소리에

세찬 바람을 참아낸 하늘은

파란 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죽음은 마지막이 아니라

생명을 부르는 시작입니다.

부활의 아침에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읍니다.

한없이 여린 나의 믿음 위에

당신의 긍휼로 덮으시고

허물로 얼룩진 나의 삶 위에

당신의 십자가를 새기소서.

주님이 흘리신 사랑의 핏줄기

나의 심장에 강으로 흘러

생명의 열매로 나타나소서.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다시 사는 생명을 바라보며

주 예수여 비오니

나는 죽고

당신이 살아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