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려 받은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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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6일>

작년 가을, “추억 속으로”라는 주제로 시니어 가을 축제가 있었습니다. 팽이치기, 제기 차기, 공기 놀이 등 어린 시절 동무들과 함께 놀던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여행을 하듯 즐거워하는 시니어 분들의 환한 미소를 보았고, 그 미소를 다시 만들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시니어 사역원에서는 내년 봄에도 행복을 선물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가고 봄꽃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푸른 5월이 찾아 왔습니다. 5월 9일, 봄소풍 가는 날. 알록달록 소풍가방을 메고, 멋진 선글라스도 쓰고, 설레임의 손을 흔들며 교회로 모이신 시니어 분들에게 노란색 티셔츠를 나눠드렸습니다. 오늘 하루 세월의 무게는 다 벗어 버리고, 노랑반 어린이로 봄소풍을 떠납니다. 버스를 타고 휘파람 불며 도착한 곳은 버지니아 사파리 파크였습니다. 180 에이커의 넓은 들판은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웨건을 타고 사파리에 들어서자 타조, 얼룩말, 라마, 사슴 등이 노랑반 시니어들을 맞이하기 위해 모여 들었습니다. 어릴적 동물원에서 놀던 때처럼 노랑반 시니어 분들의 얼굴은 해맑기만 했습니다. ‘어젯밤 소풍을 간다고 해서 너무 설레어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오늘 너무 행복해요’라고 말씀하시는 권사님의 미소가 동심을 되돌려 받은 어린 아이 같았습니다.

5월 11일은 시니어 봄축제가 열렸습니다. 교회 문을 들어서자 강한 용사 청년들이 마치 금메달을 따고 귀국하는 선수들을 맞이하는 것처럼 어르신들을 열열히 환영합니다. 1세대와 3세대가 행복한 포옹을 하며 봄축제의 문이 열립니다. 다소 굳어버린 몸이지만 율동을 하며 찬양을 불러봅니다. 가야금과 해금의 환상적인 연주, 한국학교 어린이들의 흥겨운 사물놀이, 달리다굼 중창단의 천상의 찬양, 강한 용사 젊은이들의 절도 있는 워십, 그리고 교역자 찬양이 어우러져 축제의 꽃이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 교회 목회자들이 하늘색 앞치마를 했던 율동은 어르신들에게 깜짝 선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날 박수치고 노래하고, 미소짓고 즐거워하시는 시니어분들은 그 옛날 학예회로 즐거워하던 어린 시절의 소년, 소녀였습니다.

이민 1세대로 삶의 설레임보다 삶의 풍파와 싸워야 했던 우리 시니어 분들을 뵈면 애잔한 마음이 들면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삶의 낭만보다 삶의 치열함 속에 세월을 이기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계셨기에 지금 우리들은 봄꽃 향기를 맡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미국 교회를 빌려 예배 드리던 시절, 마음 놓고 예배 드릴 수 있는 우리 교회를 세우기 위해 눈물로 벽돌을 쌓고 제단을 쌓으셨던 우리 아버지 어머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삶의 황혼 길에서 노을을 바라보지만 삶의 동심은 지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에 시니어가 계셔서 참 행복합니다.

 



최정호 목사(시니어 사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