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흔적이 있는 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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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7일>

교회 설립 45주년 기념 성지순례에 사랑하는 성도님들 84분과 함께 이스라엘 순례의 길을 나섰습니다. 성지란 성경지리의 줄임말로 성경에 나타난 다양한 사건들, 특히 예수님이 탄생하고 자라나고 사역하셨던 땅을 가리킵니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밤 11시에 워싱턴을 떠나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이스라엘에 도착해서 예수님이 태어나셨던 베들레헴의 아담한 숙소에 여장을 풀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을 때는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식사 후 찬양과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8시가 되어 하나님께서 친히 예비한 은혜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대형버스 두 대에 나누어 올랐습니다. 베들레헴에서 30년을 선교하고 계시는 강태윤 선교사님과 이스라엘에서 성경지리로 박사논문을 완성하고 계시는 유택수 선교사님의 도움을 받아 성도님들은 발걸음이 닫는 곳마다 연결된 의미 있는 성경이야기를 들으며 감동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는 아브라함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믿음의 족장들이 남긴 삶의 흔적으로 가득합니다. 예수님이 시험을 받으신 광야를 거닐면서 물 한모금 구할 수 없는 메마른 땅에서 40일을 금식하며 기도하시고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신 예수님을 생각하니 편한 신발을 신고 광야 땅에 서 있는 것조차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요단강은 2천년이 지나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물줄기를 흘려 보냅니다. 세리장 삭개오를 부르셨던 여리고에 들어섰을 때 삭개오가 올랐다고 알려진 거대한 돌무화과 나무는 넉넉한 팔을 펼치고 순례자들을 맞이했습니다. 그 나무 위에서 초조한 모습으로 예수님을 지켜보던 삭개오와 가시던 걸음을 멈추고 사랑 지긋한 눈으로 “삭개오야 내려오라” 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동산과 십자가를 지고 비참하게 오르신 골고다 언덕길, 가는 걸음마다 예수님의 핏자국이 선명히 새겨진 듯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백성으로 주님 오실 날을 사모하며 살아갔던 쿰란 공동체는 너무나 복잡해진 우리의 모습을 내려놓고 순수한 사랑과 단순한 순종으로 예수님을 따라가라고 가르치는 듯 했습니다. 믿음의 위대한 유산을 이어받은 야곱이 하나님의 약속의 땅 벧엘을 잊어버리고 세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 흔적을 보면서, 그 벧엘이 세겜에서 불과 하루 길이라는 사실 앞에 세상에 기울어지는 우리의 연약함이란 얼마나 가벼운지 다시 확인하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순례의 걸음을 걸으면서도 저녁이 되면 피곤한 몸을 뒤로하고 찬양과 기도로 온 성도님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로 하루를 마쳤습니다. 연로하신 분들이나 건강이 여의치 않으신 분들도 계셨지만 모든 성도님은 자신의 부모님처럼 지극한 사랑으로 섬기니 시간이 갈수록 기운을 회복하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기도해 주시는 우리 성도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곳, 우리가 서 있는 모든 땅이 성지입니다.

 



여러분의목사 류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