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페퍼 기도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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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8일>

여름을 씻어내고 가을 향기 깊게 느끼게 하는 포근한 비가 곱게 내렸습니다. 저는 지난 사흘간 컬페퍼 기도원에서 금식기도를 통해 주님 앞에 깊이 나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도원 가는 길에 졸리기도 하고 머리도 아파 결국 차를 세우고 한 시간 정도 차 안에서 잠을 자다가 다시 기도원에 올랐습니다. 목회를 시작한 지 5년 6개월이 지나면서 이렇게 차를 세우고 길거리에서 잠이 들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다양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올랐지만 가장 중요한 기도는 제 자신이 하나님 앞에 깊이 나아가는 일이었습니다. 세상의 소리를 향한 귀와, 환경을 바라보는 눈을 내려놓고 주님께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하나님께 그 마음을 주시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많은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때로는 명확하게 정리가 되지 않아 기도 중에 눈을 뜨고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무릎을 꿇곤 했습니다.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과 숲속으로 스쳐가는 바람 소리,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에 평화롭게 흐르는 가을 햇살, 따사롭게 내리는 햇살에 빛나는 여린 풀빛, 모든 것이 주님이 찾아 오시는 사랑의 터치였습니다. 사흘째는 주님께서 세미하게 말씀하시듯 엷게 내리는 빗줄기로 마음 깊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부족한 제 자신을 바라보면서 주님께 은혜와 긍휼을 구하고 보잘것없는 자를 향한 주님의 자비하심을 간절한 마음으로 구했습니다. 단 한 번의 인생을 위해 불태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주님께 물었습니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 생명을 바쳐야 할 본질적인 것과 웃으며 넘겨도 좋은 비본질적인 것들을 분별하고, 모든 상황 앞에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파악하고 용기 있게 결단하고, 성실하게 계획하고 용기 있게 실천하는 것, 그리고 겸손히 주님의 은혜를 구하고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도하는 것, 그것이 짧은 생애 동안 하나님 앞에 살아야 할 인생이요, 주님 앞에 부름 받은 목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순간 순간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인생이지만 부족한 사람을 늘 신뢰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참 고맙습니다. 늘 죄송한 마음으로 서 있는 죄인을 여전히 따스한 손길로 맞아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께 참 감사합니다. 하나님 께서 하늘에 계시고 가을 하늘 푸르고 새소리 여전히 들려온다면 감사하고 감격하며 그렇게 하루 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아야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다음 세대를 하나님의 거룩한 제자로 세우시며, 우리 성도님들과 교회를 통해 고결한 영광을 받으시고, 온 세상에 생명의 빛 되신 주님을 힘있게 증거하는 제자들로 세우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여러분의목사 류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