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우웬 (1932-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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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1일>

부흥회 인도차 캐나다 토론토에 방문했습니다. 초청한 교회 담임목사님의 인도로 헨리 나우웬이 마지막까지 섬겼던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장애인 공동체를 방문했습니다. 헨리 나우웬을 처음 만난 것은 1993년도 대학원에서 영시를 가르친 교수님이 선물해 주신 The Road to Daybreak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예일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교수직을 내려놓고 장애인 공동체에 들어가 삶을 보낸 한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잔잔한 그의 영성에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목사님과 함께 방문한 라르쉬 공동체는 입구부터 많은 생각을 심어 주었습니다. 전 세계 22개 언어로 번역되어 200만 권도 넘는 책이 팔린 분의 흔적이 있는 공동체는 대문도 따로 없는 평범한 곳이었습니다. 예배당을 들어서자 마침 장애우들이 다가오는 발표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느라 열심이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미소에 마음마저 푸근한 느낌이었습니다.

상처받은 치유자, 탕자의 귀환 등의 베스트셀러 영성작가로 잘 알려진 헨리 나우웬은 1932년 네덜란드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1957년 예수회 사제로 서품을 받았고 6년 동안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후 미국 노트르담 대학교에서 가르치기를 시작하여 1971년부터는 예일 대학교에서 교수로 섬겼고 1981년부터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르쳤습니다. 올라가는 삶을 버리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 위해 1986년에 토론토 근교에 있는 정신 지체자 공통체인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에 들어가 1996년 9월 이 세상을 떠나기까지 마지막 삶을 보내게 됩니다. 그가 남긴 40권이 넘는 책은 인간의 내면, 특히 인간의 고통 속에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탐구하고 오직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는 인간의 빈 방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의 신학과 신앙은 개신교의 가르침과는 다른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삶 속에서 따르기 위해 세상의 모든 인정과 안정을 버리고 고독한 영혼의 항해를 위해 돛을 올린 삶을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라르쉬 예배당 옆에 가을낙엽이 내리는 연못 주위를 걸으면서 평범한 삶 가운데 주님과 동행하는 영성을 떠올려보다가 바라본 하늘은 푸름 자체가 하나님이 들려주는 음성처럼 여겨졌습니다. 라르쉬 공동체 근처에 있는 Church on the Hill 교회 묘지에는 최근에 이장한 그의 무덤이 있습니다. 너무나 소박한 나무 푯말에 새겨진 Henri Nouwen을 보면서 그의 이름과 삶과 죽음이 가을하늘 구름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늘 분주하게 쫓기는 삶에 단풍이 물들어가는 것도 모른 채 가을을 맞는 저를 보면서 헨리 나우웬이 조용히 타이르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걸음 멈추고 바람에 이는 갈대 소리, 하늘을 낮게 나는 작은 새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게나. 하나님이 베푸시는 선물이니.”



여러분의목사 류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