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단기선교 간증

모든 것을 맡기니 주님께 더 가까이


임영국

시애틀 단기선교 팀은 도착한 날 저녁에 원주민 교회에서 다음 날부터 예정된 VBS사역에 매진했습니다. 도착할 때까지 교회에 대한 정보와 사역 대상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지만,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심을 굳게 믿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을 때 애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수의 아이들을 보며 실망감과 함께 잘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적은 수의 아이들이었기에 오히려 아이들 하나하나와 더욱 깊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원주민 아이들 대부분은 결손과 폭력적인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었지만,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교회에 나오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사역 첫째 날 한 아이가 제게 했던 질문은 선교하는 내내 제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이곳에 다시 돌아올 거냐, 왜 항상 짧은 기간만 왔다 가느냐, D.C에 있는 아이들에게 가지 않고 왜 우리를 찾아왔느냐”. 모두 부족한 제가 선뜻 대답해 주기 힘든 질문이었습니다.

201608 seattle

다음 날 우리는 주일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찬양부터 기도, 간증, 말씀까지 모든 순서를 원주민 성도들을 위해 인도하며 큰 은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훌륭한 성전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수의 성도들을 보며 가슴 아프기 그지없었습니다. 하지만 매주 11시, 단 한 명의 성도가 없더라도 예배를 진행하시는 원주민 목사님과 비록 적은 수지만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 하나하나마다 성령 충만한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가졌던 저 자신이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생에 처음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대표기도를 드리고 또 간증하며, 나와 시애틀팀에게 이런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특히 간증 시간에는 부족한 내용에도 고개를 끄덕여 공감해주던 원주민 성도들의 모습에 감동해 울컥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성전보다 훨씬 축복받은 환경 속에서 사는 우리의 모습은 어쩌면 그들보다 더 불행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시애틀은 정말 자연의 축복을 많이 받은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도시 곳곳은 노숙자들로 넘쳐났고, 동성애를 부추기는 광고 전단, 공공기관과 교회 건물 곳곳에 걸린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들, 마약에 찌들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갈 곳 없이 쉼터와 노숙자 텐트를 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 상상 속 시애틀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막막한 상황 가운데 어디서부터 복음을 전파하고 전도를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처음 도심지에서 노방전도를 하기로 했을 때는 두려운 마음에 모두 머뭇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도를 드리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나니 정말 많은 사람이 전도에 응해 주는 것과 심지어는 먼저 말을 걸어오고 기도를 부탁해 오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기 전부터 겁내던 우리의 모습이 도리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남은 기간에 우리는 더 힘을 내 주변의 학교와 시내 곳곳을 누비며 복음을 전파했고, 선교사님께서 계시는 교회에서 노숙자들을 위해 찬양하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굳은 표정이었지만, 용기 내어 말을 건네니 웃는 모습으로 응해주었습니다. 또, 불만에 가득 차 보이는 한 노숙자는 완고해 보이는 모습에 대화하기가 어렵겠다고 느껴져 “Thank you for coming”이라는 말만 하고 뒤돌아서려는 순간 “Thank you for coming”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제게 회답해 주었습니다. 모든 순간이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하나님께서 이뤄주심을 경험한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선교는 우리 팀원 모두 기도와 말씀으로 은혜받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과 함께 매일 말씀의 묵상과 시애틀 곳곳에서 했던 눈에 보이지 않는 기도를 통해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베푸시고, 치유하시고, 평안을 허락하신 주님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애틀에 도착한 첫날 밤, 선교사님께서는 우리가 이 땅에 온 것 자체가 선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의미 있고 사람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일을 하나님께 드리는 사역과 우리는 혼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각자 주어진 달란트대로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면 주님께서 항상 인도하여 주심을 잊지 않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를 선교에 동참하게 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 시애틀팀을 파송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 드리며 진실한 섬김과 기도로 첫날 원주민 아이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찾을 수 있기를 살아계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