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Jun 2021

하나님 제가 죄를 사랑 했습니다 / 나동현

na dong hyun

 

하나님, 제가 죄를 사랑했습니다

                                                                                                                                              나동현

 

「사하라의 불꽃」의 저자, 샤를 드 푸코는 프랑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가 돼 군인의 길을걷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자신에게 맞지 않음을 깨닫고 군에서 제대를 합니다. 그 후 가톨릭에귀의해 수도사가 됐고,
사하라 사막에서 원주민을 위해 선교하다가 원주민의 총에 맞아 순교했습니다.

푸코는 어느 날, 나무를 보면서 깊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나무는 떨어지는 자신의 잎이나 부서져 나가는 가지에 관해
아무런 염려를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떨어지지 못하도록 기를 쓰거나 떨어지는 것을 잡으려고 전혀 안달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그저 의연할 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는 자신이 떨어져 나가는
재물이나 건강이나 생명 때문에 염려하고 절망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하찮은 나무보다도 더 못한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믿는믿음으로 근심하거나 탄식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을 정하고 남은 생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는 스스로 질문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인가?” 푸코의 답변은 이러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인생의 ‘하프타임’이 지난1년 여에 걸쳐 주어졌습니다. 고독하리만큼 홀로 하나님 앞,
진실 앞에 서야만 했습니다. 푸코가 던졌던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 없이 던졌습니다.
‘정말 나는 하나님을 믿고 있는 것일까? 진정 나는 하나님을신뢰하기는 한 것인가?’ 스스로도, 주변의 사람들도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의 삶을 정직하게 평가하면 성경과 동떨어져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하나님의 법칙보다 세상의 법칙을 더 따랐습니다.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하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은 힘들고 어려울 때,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할 때만 필요했지 탐심과 욕망이
내 마음을 흔들 때는 전혀 필요하지않았습니다. 그 시간, 그 자리에 하나님이 현존하신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경건을 나의 유익을 위한 ‘수단’ 정도로만 생각해왔습니다.

오랜 세월을 교회에서 성경을 옆에 끼고 지냈건만 내 삶에는 변한 흔적이 없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분노하고
마음이 쉽게 상합니다. 마음이 쉽게 어두워지고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했다는 느낌이 들며, 인정과 애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뿌리 깊은 상실감으로 괴로워합니다.
내게 상처 주고 손해를 끼친 사람은 쉽게 용서하지 않으면서,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준 수 많은 사람을 기억조차 못합니다.
교회와 가정, 일터에서 저들은 내게 받은 상처로 힘들어하는데 나는 “사랑한다”고 말하는 위선자였습니다.
별것 아닌 거절에도 깊이 상실하고, 의미 없는 칭찬에 화색이 돌았고, 타인의 호감을 얻고, 성공하고,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실패하면 이미 그런 위치에 오른 이들을질투하거나 원망했습니다.

의심이 많아지고, 방어적이 되며, 간절히 소망하는 걸 얻지 못하거나 이미 가진 것을 놓치게 될까 노심초사했습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 내가 너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겠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거두지도 않아도
하늘 아버지가 먹이신다”라고 약속하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 성경도 읽고, 기도하고, 예배도 하면서도
많은 시간을 염려와 근심, 걱정으로 지냈습니다.

걱정과 염려로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시게 한 죄를 셀 수 없이 지었고, 상하고 깨어진 심령, 아픈 상태 그대로 주님 앞으로
나오라 하셨건만 상처 없이, 온전한 모습으로 나아가려고만 했습니다. 진실을 원하시건만 진실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며
거듭 감추기에 급급했고, 말씀을 들어도 그때뿐 자라지 못하는 돌같이 굳은 마음이 됐습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지금쯤이면 내 삶의 어느 부분에 주님 닮은 모습이 있어야 정상인데 언어, 행동,
사람을 대하는 태도, 물질 사용 등 어느 것 하나에서도 주님 닮은 모습은 눈을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습니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수없이 고백했지만, 다 거짓이었습니다. 지인들과 함께하며 나누는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몰라 하면서,
가장 사랑한다고 고백한 주님과의 대화는 그렇게 힘들어하고,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견뎌내지 못한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기도와 말씀 묵상, 예배와 봉사 등 모든 행위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기쁨이 아니라 의무감, 습관적 행동, 마지못한
마음이었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으로 하지 않는모든 것이 죄다”라고.
그렇습니다. 주님, 저는 하나님을 전심으로 믿지도 사랑하지도 않았습니다. 죄가 저를 유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죄를 즐겼고,
사랑했습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신앙생활이 아닌 종교 생활에 길들여져 자기 의와 율법에 매여 귀한 세월을보냈습니다. 내 속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그 어떠한 능력도 없습니다. 오직 한량 없는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설 수 없습니다. 내 결심과 결단, 노력으론
내 안에 깊이 뿌리 잡고 있는 죄를 이길 수가 없음도 알았습니다. 내 참 된 만족은 오직 주님 안에만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시려고
세상의 부요를 궁핍하게 하셨음을 깨달았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녀의 귀한 특권을 누리고 나누고 전하는 성숙한 자로 바로 세우시려고 이런 광야의
길을 걷게 하셨습니다. 지난 시간의 고난과 좌절이 오히려 제게 커다란 축복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오직 주님만 바라 보겠습니다.
더 이상 사람의 시선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은 저를 저보다 더 사랑하시고 더 잘 아십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 제게 행하시는 모든 일이가장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