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란 이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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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7일)

오늘은 2020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올해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잊혀지지 않는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봄을 맞이할 무렵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 상황은 삶의 그림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고, 마음껏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상황, 하나님을 경배하는 사람들이 교회에서 예배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인생의 굽어진 길을 걸을 때는 시련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평탄할 때 경험하지 못하는 하나님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주일에 ‘마지막’이라는 말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마지막이란 말은 무엇보다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알퐁스 도데가 쓴 단편 소설 “마지막 수업”이 있습니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 살았던 프란츠는 평소 공부보다는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던 소년입니다. 어느 날 학교에 갔을 때 평소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독일에 귀속된 알자스 로렌 지방의 모든 학교에서 앞으로 프랑스어가 아닌 독일어로 수업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입니다. 오늘이 프랑스어로 수업하는 마지막 수업이었고, 아멜 선생님은 칠판에 Vive La France (프랑스 만세)를 남기고 이야기는 끝납니다. 평소에 평범하게 사용했던 프랑스어가 그렇게 소중하게 보일 수 없었습니다. 팬데믹은 교회에서 예배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을 만나 얼굴을 마주하고 차를 마시는 일 같은 일상의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둘째, 마지막이란 말은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줍니다. 나의 삶에 오늘 한 날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무엇이 가장 소중한 지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질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사랑의 손길을 펼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성도에게 가장 중요한 삶이란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나누는 일이 될 것입니다. 오늘이 지상의 마지막 날처럼 여기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은 한층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셋째, 마지막이란 말은 하나님 앞에 서야 할 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 삶에도 언젠가 땅 위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하나님 앞에 서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날 어떤 모습으로 서야 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한날 한날의 삶이 모여 우리의 총체적인 삶을 형성하게 될 것이고 마침내 그날 우리의 모습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 앞에 서는 그날 기대와 감격으로 주님을 만나는 우리 성도님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한 해 동안 주님 앞에 믿음으로 살아오신 성도님들, 참 잘 하셨습니다. 새해 하나님의 더욱 놀라운 은혜를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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